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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ng Bital Hair Shop
이랑비탈 (미용실)

이랑비탈은 미용실이라는 프로그램을 담는 공간으로서, 평면 계획에서부터 기존의 기능주의적 공간 개념을 재해석하고자 하였다. 출입구 내부에 배치된 두 개의 유기적 벽체, 비정형 사선에 의해 형성된 휴게공간의 벽체, 비틀린 형태의 계단, 그리고 휴게공간 전반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유기적 매스는 모더니즘에서 강조되었던 기능 중심의 벽 개념을 해체하려는 디자인적 시도에서 출발하였다.

출입구 전면에는 성인 평균 시선 높이인 약 1,550mm에 조명 기구가 배치되어 있다. 이는 방문자가 공간에 진입하기 전, 조명을 매개로 한 의도적인 시각적 간섭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이다. 출입문 앞에서는 조명이 일시적으로 시야를 차단하지만, 문을 열고 내부로 진입하는 순간 또 하나의 내부 진입 벽체에 의해 시선이 자연스럽게 실내 깊숙한 방향으로 전환되도록 계획되어 있다. 출입구 전면의 조명은 두 개의 오목하게 파인 유선형 벽체 내부로 흡수되며, 해당 벽체 내부에서는 간접조명이 은은하게 확산되어 공간의 깊이감과 방향성을 강화한다.

본 미용실은 건물의 구조적 특성상 2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기존 건축물이 가지고 있던 창틀 시스템을 유지하였다. 다만 기존 창문과 유리 거울 사이에 이형철근을 삽입함으로써 기존 창틀의 맥락을 해체하고, 이를 새로운 공간 요소로 재해석하여 사용자가 기존 건물의 이미지를 새롭게 인식하도록 유도하였다.

천장 디자인에서는 비정형적인 사선과 빗각으로 형성된 면들이 서로 교차·결합되며 공간의 긴장감을 형성한다. 백색 마감의 천장과 대비되는 노출 콘크리트 마감, 그리고 그 위에 덧붙여진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는 재료 간 대비를 통해 공간을 다층적으로 인식하게 하며, 시각적 깊이와 물성의 변주를 강조한다.

일반적인 미용실이 시술 기능 중심의 공간 구성과 디자인 요소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이랑비탈은 미용 공간과 휴게 공간을 명확히 분리하여 사용자가 휴게 공간에서 심리적·신체적으로 안정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휴게 공간 바닥에는 레벨 차이를 두어 공간적 구분을 강화하였으며, 바닥 마감재로 카펫을 적용해 흡음성과 촉각적 부드러움을 확보함으로써 보다 편안한 휴식을 유도하고자 하였다.

종합적으로 이랑비탈은 박스형 건축물이라는 기존의 외피(shell) 안에 사선과 비정형 요소를 삽입한 ‘첨가·대체 공간’으로서, 해체주의(Deconstructivism)적 사고를 바탕으로 설계된 공간이다. 비어 있는 그릇으로서의 건축 공간은 채워지는 요소에 따라 형태와 기능이 유동적으로 변화하며, 이랑비탈은 그러한 공간의 가능성을 인테리어 차원에서 실험적으로 구현한 사례라 할 수 있다.

기간: March 2003~April 2003

위치: 서울특별시 관악구 신림동

설계면적: 81.2㎡

내부마감: 이형철큰, 스테인레스, 유리 등

​사진: 최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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